일본 철덕들의 북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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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3-04-17 11:54 Hit363.본문
근거가 없지 않나요? 인간이 날아다니고 싶어서 수년간 연구했지만
온몸에 전이가 되고 쓸 수 있는 모든 항암제에도 반응이 없다면
너 하필이면 여행카페에서 만난 사람들하고 같이 김승기 콘서트 보러 간다고 하다가 지갑을 도난당하고 왔어?”
“괜히 모르는 사람들하고 같이 콘서트 본다고 하다가 지갑을 잃어버리고 정말 속상했겠다.”
“지갑을 누가 훔쳐간 거야. 아 진짜. 그 호씨와 그의 일행들하고 같이 콘서트를 보는 게 아니었어요.” 민지가 말했다.
2001년 9월 어느 날 김승기 콘서트가 열린다고 사람들 사이에서 소문이 났다. 박민지는 당시에 23살이었다. 민지는 여행카페에 가입했었다. 민지가 여행카페를 탈퇴한 이유는 지갑을 잃어버려서였다. 심지어는 같이 콘서트를 본 사람들 중에 어쩌면 민지의 지갑을 훔친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서였다. 민지가 억울했던 사건이었다. 마치 민지가 그 사람들에게 고기를 대접해야 하는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민지는 지갑을 잃어버려서 식당에서 물 한 잔도 먹지 않고 저녁을 굶었고
그랬던 나와는 무관하게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그가 계속 말했다.
“그녀는 정말이지 참고 참고 또 참아 버티고 버티고 또 버텨 나름 성장기를 무사히(?) 보내고 겨우 성인이 될 수 있었답니다. 성인이 되면 그 모든 일이 끝이 나거나 혹은 성인이 된 자신이 끝을 낼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신념이 이루어 낸 위대한 성과였던 셈 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하는 그 순간 그의 눈썹이 아주 잠깐 꿈틀거렸다.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이 분노하는 것처럼.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녀를 향한 의붓아버지의 성 착취는 멈추어 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여전히 그녀는 의붓아버지의 성 노리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변호사 등의 직업을 가질 수 있다.
각 지방 관리들은 하층민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학생들 중에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 의과 대학
어떻게 그 여학생이 범인이라는 것이죠. 새로운 증인을 부르겠습니다. 이름은 토머스 앨버라고 합니다.” 변호인이 말했다.
“네
괜찮습니다. 무슨일 있으세요?”
ㅡ 내 방으로 좀 올 수 있나. 할말이 있는데.
“네 가겠습니다”
.
“그래
아무래도 법이 개정돼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았고요. 법 개정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아저씨를 재판에 다시 넘기면 그 아저씨가 징역 10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헌법소원을 내는 게 좋겠습니다. 그 여중생 사건으로요. 아버지 나이대 사람과 성관계를 했는데
안놓아줄텐데 과장이”
무슨 소리인지 이해 못해 쳐다보자
“말했잖아
가만히 들어 보면 너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적 대화 능력이 떨어지고 네 멋대로 해석해 버리는 못된 습관이 있더라. 너 이혼 왜 했는지 알겠네. 그리고 웬만하면 그 사람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나는.."나는 뭐라 말해야할지 몰라 머뭇거리기만했다.
젊은 기사들을 헤치고 누군가 내곁에 다가왔다.
"그대에게 진심으로 고맙소.군의들도 포기했었는데..
"단장님?정말 괜찮습니까?"
나는 고개를 돌리자 낯익은 보라빛눈동자와 마주쳤다.그는 푸른용기사단의 단장이었던 것이다.
그가 미소짓자 나는 얼굴을 붉혔다.청량한 여름햇볕아래 해사하게 반듯하게생긴 얼굴이었다.
누워있던것만 보았는데 생각보다 키가 훨씬 컸다.군인답게 몸도 건장했다.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네네가 알려주었다.
"오늘 기사단이 돌아간대."
"응 완쾌되었으면 황궁에 복귀해야겠지."
모두 완쾌되었으니 당연히 돌아가야겠지만..삼촌의 말에 따르면 황궁의 하사금도 상당액수가 내려왔고 그 기사단장이 신전에 기부한 액수도 꽤 된다고한다.이제 신전도 조용해지겠군.
나는 후련하면서도 웬지 서운한 감정을 느꼈다.
병원입구에서 나는 삼촌과 얘기하고있는 기사단장과 마주쳤다.
그는 나를 보더니 예의바르게 인사했다.
"오늘 단원들과 돌아갑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가벼운 목례로 인사했다.
"잠깐 얘기좀할까요?씨씨사제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나를 안뜰의 화단옆에 난 길로 이끌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있소.나를 돌봐준것외에도 다른 기사들이 치료된 일도..모두 그대덕분이오."
"아닙니다.신의 뜻일뿐이에요."
"사제님은 대사제의 조카딸이라 들었는데...계속 신전에서 자란거요?"
"네.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사제이면서도 의사로 일하던데 대사제에게 배운거요?"
"네...여자는 사제가 아니면 가르쳐주는 이가 없어서요."
이 세계는 의학교는 있지만 여성은 입학이 허락되지않는다.여자는 여사제에 한해서 예외인데 유별난 차별이 존재한다.나도 의학교의 수업을 듣기위해 엄청난 고생을 했다.삼촌이 시험을 통과하기위한 모든 지식을 가르쳐주었는데도..어찌보면 21세기지식으로는 웃기는 일이다.
그는 아쉬운듯 인사하며 말했다.
"나는 황궁에서 나의 기사단을 신교신전으로 보내준걸 감사하고있소."
그는 미소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성기사단과 푸른 용의 기사단사이는 은근히 경쟁관계에 권력다툼이 있어 관계가 좋지않았다.
전장에서도조차 그 알력은 숨겨지지않았다.그때문에 성기사단의 환자들은 제국의 의학교와 구교신전으로 갔고 황궁의 눈엣가시인 푸른용의 기사단은 신교신전으로 보내온 것이다.
삼촌이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지만 신교사제인 탓에 황궁에서는 찬밥이었다.
문득 그가 팔을 뻗쳐 내뺨에 손을 갖다댔다.
"미인이시군요.항상 베일을 쓰고 있어 몰랐는데.."
나는 약간 놀라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신전의 여사제들은 현대의 수녀들같이 짧은 베일이 달린 캡같은 흰모자를 쓰고다녔다.치렁거리지않게 긴 머리칼도 둘둘 말아 캡에 감춰야했다.환자들 돌보기는 그게 편했다.세균감염의 위험은 항상 존재하니까..매일 빨아 말리는 원피스의 흰 사제복도 현대의 간호복비슷해서 멀리서보면 여사제들이 다 같아보였다.
나는 문득 시장에 다녀온 직후라 사복차림인 내가 머리도 감추지않고 얼굴도 훤히 드러난걸 깨달았다.
그가 내 금갈색머리칼을 아쉬운듯 손으로 쓰다듬었다 .
"가끔 신전에들려도 되겠소?"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