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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자의 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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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3-04-06 05:34 Hit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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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라.."
그가 마지못해 나가며 욕실 밖에서 재촉하자 그녀는 서둘러 젖은 머리를 무명수건에 문지르며 흰 모시의 욕의를 걸치고 욕실문을 밀쳤다.
그녀가 목욕하는 동안 그는 흙묻은 철릭을 벗고 용포를 갈아입고 있었다.
"이리와.어서.."
그가 그녀를 끌어당겨 거울앞에 앉히고 가는 상아빗으로 그 숱많은 그녀의 긴머리를 거침없이 빗겨내렸다.
"아.아파요.시녀들을 불러주세요.오라버니..."그녀의 불평에 그는 들고 있던 빗으로 심술궂게 그녀의 가냘픈 하얀 어깨를 찰싹 내리쳤다.

"이 말괄량이

그냥 사귀고 결혼해. 누나 눈치 좀 그만 봐라. 네가 마치 마마보이처럼 보이거든. 너는 누나보이냐? 누나랑 나이가 20살 차이라서 엄마 같긴 하겠지만

무슨 사람 뽑는게 인형뽑는것처럼 쉬워. 나는 면접에 뭐에.엄청 복잡하게 굴더니

그만 처소로 돌아 가 있거라.후궁이 조정대신을 만난다는 소문이 돌면 좋지않으니.."그가 조용히 일렀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가볍게 고개를 숙여 절을 하고 일어섰다.
"신첩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현아에게 황궁이 맞지 않았을텐데.".승우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당연하지.천성이 망아지같으니..저 말괄량이 때문에 내궁이 한동안 시끄러웠지."
그가 웃으며 대꾸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궁에서 짐의 장자방이야.꾀주머니노릇 톡톡히 한다네."
"황상의 정책에 태후와 국구가 심히 반대하지 않나이까?"
승우가 문득 물었다.
"황후마마와는 ...곤녕궁사람들과는 의견대립이 심하신데 괜찮으신 겁니까? 소관자의 말로는..."
그는 고개를 저었다.
"좋을 수가 없네.상관없다.황후는 국모의 자질이 전혀 없네.내궁에서도 평이.좋지않아.국구를 축출하고 나면 현아를 훗날 황후로 세울테니.."
승우가 놀란 듯 그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황상.아무에게도 내색하셔선 아니됩니다."
"알고 있네."
"기회를 보아..아직 회임한 것도 아니니..자네 참 아들이 돌이라지.."
"황상께서도 어서 태자를 두셔야지요."
"현아가 철이 없어서...아직 거기까지 생각이 못미쳐..강요할 수도 없고.."
"아직 두분다 젊으시니..."
"황상..현귀비만으로는 후사가 기대하기 어려운듯하오."

젊은 황제를 바라보던 주름살투성이의 노파가 갈라진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무슨 말씀인지요?"

얹잖은 얼굴의 황제가 다소 불쾌한듯 물었다.

"현귀비가 지난달 유산한이래 어의말로는 몸이 허약해 회임이 쉽지않을수 있다던데.."

"황후가 후사가 없는데 어찌 후궁을 들일수 있겠습니까?"

태후와 황후는 순간 미소지었다.그러나 태후는 이내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황후는 곧 서른을 바라보지않는가?여지껏 회임소식이 없으니...혼례를 올린지 육년이 되가는데.. 황상이 이제 스물다섯이 되는데 후사가 급하오."
"다시 비빈 간택을 하기는 심히 번거롭습니다.가뭄으로 산동도 민심이 흉흉한데다 북경 몽골족의 침입으로 변경도 어수선하니 좋은 때가 아닙니다.내궁에서 짐이 여색을 밝힌다는 소문이라도 나면..짐이 어찌 조정신료들과 백성을 대하겠습니까?"
"황상의 뜻은 잘 아오만.."태후는 잠시 침묵하다 입을 다시 열었다.
"현귀비가 입궁해서 총애를 입은지 삼년이 되가는데 태기가 없지않소?"어쩐지 사정하는 듯한 음성이었다.
"현귀비나이가 이제 겨우 열여덟인데 뭘 그리 서두르십니까?스물은 되야 생산을 할 것 아닙니까?
"어의들말로 산모에게나 아이에게나 그게 좋다고 하더군요.
다시 비빈을 들이면 궁을 지어줘야하니 내궁의 지출도 늘어날 것이고..쓸데없이 황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건 짐이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또한 후궁이 늘어나면 내궁의 화목이나 조정대사에도 불미스러워질수있으니 사직에 이로울것도 없습니다.

짐은 국사가 밀려..그만 가보겠습니다."그가 자신에 찬 음성으로 대답하고 일어섰다.
"황상의 뜻이 강건하니 더 권치않겠네.."
황제는 태후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
"그래도 난아 황상이 네 걱정을 하는구나.서둘러 회임을 하거라."
황후는 긴 한숨을 쉬었다.
"합궁이 없는데 어찌 회임을 한단 말입니까?"
"그래도 보름과 월초에는 네게 가서 동침하지않느냐?"
황후는 서글프게 대답했다.
"황상은 몸으로도 신첩을 원치않습니다.침실에서 얼마나 제게 냉정하고 차가운지 고모님은 모르십니다."
"황실의 합궁은 모두 생산을 위해서야.남녀간의 여염집정사와 다르다.어디 방중술이라도 배워보겠느냐?"
"규방에서는 황후도 여인인 것을 ...
소용없습니다.신첩이 무슨 짓을 하던 황상은 제게 얼음같은 맘을 가졌습니다.정말 모르시겠습니까?
후궁간택을 거부하는 건 저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현귀비를 생각해서입니다. 왜 현귀비만 총애하시는지 모르시겠습니까?"

"귀비가 방계황족이라지만 가문이 쇠락하여 사족이나 다름없이 평범하고 친족이 외로우니..황상을 떠받들뿐 겁박할 일은 없을거란뜻이냐?

"왜 다른 후궁도 마다하시겠습니까?외척을 경계하는 겁니다."
황후가 체념한 듯 쓰게 대꾸하자 태후는 긴 한숨만 쉬었다.
평안궁에서는 밤새도록 웃음소리가 끊이지않고 해가 떠서 조회에 나갈 시간이 되서야 황상이 서둘러 건청궁으로 간다니 현귀비의 의대수발부터 탕약까지 황상이 챙긴다는니 상궁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그녀도 진작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양자로 삼은 조카가 마장에가는 해질녁이나 새벽에 활쏘기하는 시간에도 육촌누이를 대동하는 일이 일상이란 것도 알려진일이었다.
친정조카딸인 황후에게는 따뜻한 말한마디가 없고..한달에 한번이나 황후궁에 방문해 의례적인 인사가 고작이었다.
몰락한 황족의 여식으로 가문이 한미하니 별 위협이 없으리라 여겼지만 출궁시키려고도 했고 독살을 계휙하기도 했지만 황제가 눈치채고 이미 경계를 하고 있으니 손 쓸 기회도 없다.







"황상

..하도 말썽꾸러기라 엄한 감시인들을 붙이는 않고는 맘을 놓을 수가 없으니...

"귀비를 처음부터 가르치라했으니 현아를 비단강보에 싸인 공주를 키워주듯이 아마 장중보옥처럼 대하듯 하겠지.그래야 얌전해지지.."

"놀리지마세요..그 늙은이들이 까다롭고 엄격한 줄 아시면서...농이시죠? 명을 거둬주세요.오라버니..."

그녀가 그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대답했다.

"안돼.짐이 결정한게 아니라 황궁법도야."

그녀는 한숨을 쉬며 포기한 듯 돌아누웠다.

그가 그녀를 품안에 끌어당기며 쓰다듬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반쯤 잠든 그녀를 더없이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황후는 책봉전에 별궁에서 석달동안 훈육을 받는다.그대는 사흘도 그들교육을 거치지않았으니..빨리 끝내는 게 좋을 것같아 그들을 불러왔다.당하지만말고 이젠 휘어잡아야지.."
그가 달래자 그녀는 긴 한숨을 쉬었다.
"귀비가 몸이 병약하니 훈육을 부드럽게하라고 일렀어.귀비의 시녀들에게도 함부로 벌을 주면 안된다고 엄명했다.네가 그리 질급하니.."
그녀는 안도감을 느끼며 다시 잠에 빠졌다.

그는 긴 한숨을 쉬었다.

이 철부지를 황후로 책봉해놓으면 내궁을 장악해 궁안의 여관들과 내외명부 황족여인들까지 다 휘어잡을수있으려나.



"마마 탕약이옵니다."

"탕약?"

"마마가 낙마하여 어혈이 남았는지 몰라 탕약을 올리게 했나이다."

"이제 안마셔도 될 거같은데.."

"황상께서 퍽이나 염려하시더군요.현아가 다쳤는지 모른다며.."

그녀는 다시 얼굴을 붉혔다.

유별나네...?그녀는 마음속으로 뇌까렸다.

부친같은 오라버니네..

하지만 약내가 코끝에 스치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용상궁이 냉큼 그녀곁에 앉더니 아이처럼 그녀를 품에 안고 약을 먹이려 들었다.

그녀는 엄격한 상궁의 잔소리가 싫어 잠자코 약을 비웠다.

"그런데 단옥이와 향이가 안보이네?"

"단옥이는 종묘에 마마대신 분향을 보내었고 향이는 태후마마의 불공을 드리러 갔습니다.사흘은 걸릴 겁니다.황상께서 명하신 겁니다."

오라버니가?

행여 그녀를 궁밖에 내보내었다가 사고날까봐 미리 가둔것이다.그녀는 다소 약이 올랐지만 이내 한숨이 새어나왔다.

상궁은 그녀의 허환진의 끈을 죄어 묶더니 층층이 속치마에 예복을 입혀주고 유모가 빗어준 머리에 화관을 씌웠다.

"보름이니 황후전에 문안가시는 날입니다."

"황후전에...? 황상께서 내게 금족령을 내리지않으셨나?"

"달마다 올리는 문안이니 가보셔야합니다."

내키진 않았으나 가보기로 했다.어쨌든 아직까지는 명목상 그녀의 윗사람이니..

하지만 늙은 궁녀하나가 황후의 궁문에서 그녀앞을 막았다.

"문안은 필요없으니 가보시랍니다."

그녀뿐아니라 황후도 유폐나다름없는 처지였다.친정이 역모로 몰려 몰락했으니..





"형률책을 가져오너라.소관자가 갖다준 책의 판례는 다 외웠느냐?"

"판관들은 다 뭐하고 신첩이 그런 것까지 다 알아야하나요?대명률도 아니고. ."그녀가 불평했다.

"대명률은 귀족과 국가의 틀을 정의한거지 백성들 실생활에 크게 닿지 않아.정말 백성들에게 와닿는건 이런 판례들이야."

" 예부강론때보다 더 하시네요.예부일은 지루하긴해도 복잡하진않았는데. ".

"애들처럼 칭얼거리지말고 이리와.묻은 질문에 대답이나해."

그녀는 못마땅한 얼굴로 그에게 이끌려 자리에 앉았다.

그가 책을 펼쳤다.

한참 속도를 내던 문답이 탁 제동이 걸렸다.

"그에 따른 부수적인 처벌은. . . "그녀가 머뭇거리자 그의 손이 냉큼 뻗어나가 곁에 앉은 그녀의 장및빛 뺨을 잡아당겼다.

"아파요."그녀가 비명을 지르자 그가 이내 손을 놨다.

"이러다 얼굴이 멍투성이가 되겠어요."

그녀가 꼬집힌 뺨을 어루만지며 불평했다.

"왜 관원들까지 처벌해야하죠.?그 유지만 벌을 받으면 되는건데. . 그런 판결은. . 전 이해를 잘 못하겠어요."

"물길을 바꾸면 그해의 농사만 망치는 게 아니야.자손대대로 농사짓는 농부들 생계뿐 아니라 온 백성이 피해를 입는다.수로를 감독하는 관원들이 유지에게 뇌물을 받았으리라 생각않느냐?"

그녀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길고 지루한 문답이 끝나자 마침내 그녀가 짜증을 냈다.

"하지만 내궁밖을 나가지못하는 신첩에게 왜 이런 판례를 가르치시죠?"

"짐에게 생각이 있다고 하잖느냐?"

"폐하의 판관들과 심복들이 제국 도처에 산재하는데 아녀자가 형률을 배워서 어디 쓰라는건지요?

정말 유능한 감찰관이 필요하면 신첩을 남장시켜 출궁하게 해주세요.천하를 주유하며 관리들이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는지 알수있을테니. . 답답한 새장같은 황궁에서 황후라는 허울좋은 지위하에 상궁들에게 들볶이고 오라버니한테 시달리며 사는 것보다 낫죠."

이 말은 그를 화나게 만들었다.

지루한 긴 수업중에도 그녀가 한번도 이런 노골적인 불평을 한 적이 없었다.

"다시 말해봐.한번 혼 좀나봐야 정신을 차리겠군."

그가 그녀의 허리를 냉큼 휘어잡더니 그녀를 안아들어 무릎에 올려놓았다.

"오라버니!"그녀가 놀라 의아한듯 물었다.

"오냐오냐하니까 버릇이 없어.감히 비빈이 되서 짐에게. . 소시적 내친구들보니 사가에서도 오라버니한테 이리 대드는 누이동생은 따끔하게 볼기좀 때려주더군. 그래야 가도가 무서운 줄 알지."

그는 화난듯 말하면서도그녀를 품에 숨막힐 정도로 안았다.

"이모님이나 어머님이나 꾸지람한번않고 키웠으니 혼나는게 무섭지않은가보지?짐이 여러번 나무라며 법도를 가르쳤건만.."

그가 그녀를 어루만지면서도 놀리듯 말하자 그녀가 항의하듯 불평했다.

"제가 아이에요?"

"왕부에서 품안에서 안아 길렀더니 황궁도 똑같은 줄 아나?조정일에관한 수업하면서 내속을 얼마나 썩이는 줄알아?현아가 꾀를 부리면 한림학사들이 처벌을 받는다는걸 알아야지.벌써 둘을 파직했는데.."

그가 얹잖은 듯 나무라자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떨리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잘못했어요."오라버니.하지만 비빈이 정사에는 관여할 수가 없는데 제가 조정에관한 일을 배운들 어디 소용이 있겠나요? "

그녀를 어이없는 듯 바라보던 그가 이내 입을 열었다.

"왜 전례를 깨고 황후가 될 네게 이부나 호부 외에도 예부와 형률까지 배우게한줄 아느냐?황후면 짐의 대리를 해야할 때도 있어.황후가 사리에 밝고 유능해야 백관들에게 얕잡히지않는다."

"오라버니가 건재하시는데. .."

"만일 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태자나 제국을 어떻게 관리하려하느냐?만일 짐이 현아보다 일찍 죽고 과부가 되면 그땐 어떡할거야?태자도 어린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 "

그녀의 얼굴이 놀라 하얗게 질렸다.

"이래가지고 언제 널 황후책봉할지 모르겠다. 아직 조정이 어수선한데. ."

그가 한심한듯 말했다.

"아기는 아직 생기지도 않았는데. . 태자라니요?" 그녀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조정이 여전히 소란한가요?"

그녀가 불안한듯 물었다.

외궁의 일로 머리아픈 그에게 짜증을 부려 화를 폭발하게만든 게 잘못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진 않다.욕심 많은 황족들도 여식을 가지고 호시탐탐기회를 엿보고. . . 그때문에 현아가 누구보다 군계일학이 되야하는데. . 만일 문벌좋은 황족들딸이 후궁에 들어오면 어떻게 그들을 휘어잡으려하느냐?아직 태자도 회임못했는데. . "

그녀의 커다란 눈이 휘둥그래졌다.

"걱정마라.짐은 결코 다른 여인들을 내궁에 비빈으로 들이지 않을테니. . "

그녀가 훌쩍이기 시작했다.

"이리와.이 말썽꾸러기. . "그가 그녀를 품안으로 끌어당겼다.

그가 경대의 수건에 찬찻물을 부어 그녀의 뺨을 닦기 시작했다.

""이모님이 돌아가시고 사부셨던 네 아버님이나 내 어머니나 오냐오냐하고 키웠으니. . 궁에 들어도 천방지축 말괄량이인게 당연한건지 모르겠다만 이젠 황후가 되어야해.만인지상 일인지하는 승상뿐 아니라 황후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야."

그녀는 뾰료통해서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등불을 끄고 그녀를 곁에 눕혔다.

"황제란 게 마음대로 할 수있으리라 여기지만 조정을 꾸리는게 생각보다 힘들구나.천하의 가장 높은 여인도 애로사항이 있기 마련이다."

그가 그녀의 등을 어루만졌다.

"천하의 제일 높은 여인이라. . 허울만 좋은 것같은데요".황궁에 갇혀사는 인형같은 존재랄까.. . 그녀가 투덜거렸다.

이 응석받이를 어쩐다. . 그는 한숨를 쉬었다. .





"마마는 몸보다 마음이 불편하신듯합니다.고뿔이 문제가 아니라. . "

"무슨 뜻인가?"

"마마에게 수업이 과한 듯합니다.과거준비생보다 더 공부시키려하시는것아닌지요?"

그가 의아한 듯 어의를 쳐다보자 유모는 손짓으로 주위를 물러가게하고 입을 열었다.

"다큰 처자인데 황상께서 어린애키우듯 늘상 사사건건 간섭하시면 마마도 마음이 상하지않겠습니까?모든 일상을 황상께서 상궁과 학사들을 시켜 감독하게하고도 문답과 과제까지 일일이 확인하시니. . "

"그 말괄량이버릇고치려면. . 그러니 단속좀 잘 하라고했잖아.."

"수업뿐만 아니라 황상께서 마마께 내리는 벌이 과한 듯합니다.벌써 반년이나 내궁에 갇혀 지내시니. . 학사들이 조강과 주강을 쉴새없이 진행하고 황상께서 내내 공부를 독촉하시니 아녀자가 감당하기는. . ."

"지금껏 현아는 잘 따라왔어.본디 총명해."

"마마의 본래성정을 생각해주셔야지요.너무 어린애야단치듯하시는 건 아닌지요?다른 방법으로도. . "

"그럼 회초리라도 들란 말인가?명색이 귀비인데 . . 본디 짐의 누이동생이니 괜찮네. 소시적부터 너무 귀여워해서 버릇을 망쳐놨어.늘 내무릎위에 올려놓고 키웠으니 벌도 그렇게 줄수밖에. ". .유모가 웃으며 말했다.

"황상께서 아무리 감추려해도 내실밖에서 눈치챕니다.황궁에 소문이라도나면 마마위신이 어찌되겠습니까?"

"유모만 알고있어.아랫것들 입단속 시키고. . 짐이 아니면 저 말괄량이를 누가 혼내줘?.

곧 황후책봉을 해야하는데 철이 나야지.현아는?"

"처소에 계십니다.누워계실거에요."

"가봐야겠군.몸도 약골인데. . "



"현아.착하지."

그가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몸이 아프면 어의말을 따라야지.의약좀 안다고 고집이냐?"

그가 그녀를 일으켜 약이 담긴 잔을 입술에 대주었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으나 잠자코 그가 먹이는 잔을 비웠다.

"하나부터 열까지 짐의 속만 태우니 현아 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가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왜 짐이 현아를 총애하는지 아느냐?"

"왕부에 계실 때부터 친누이처럼 귀애하지않으셨습니까?"

"현아가 궁이나 명문대가에서 자랐다면 심성이 그리 밝고 선량했을거라 여기나?친정이 짐을 누를만큼 척족들의 고관대작들이 가득했었으면 짐의 개혁에 발벗고 동참할수 있었을까?

궁에서 자라거나 명문출신의 황후나 비빈들이 권력을 탐내 유사한 무위의 화를 일으킨 이들이 숱하지않나?"

"마마는 정말 심성이 고운 분입니다.하지만 외척의 득세를 싫어하시면서 황상께서 마마께 정사를 가르치시는 것은. . "

"현아자신이 짐의 조력자가 되야하지만 한편으론 후사를 위해서야.태자가 외가의 배경이 없으니 어미라도 현명해야지.그런데 저 말괄량이가 아직도 철이 없으니. . ."

"학사들이 마마의 학식과 지혜가 대단하다하던데요.여학사라할만큼 총명하다고. . 다섯살에 천자문을 떼지 않았나이까. . ?."

"모르는 소리. . 아직 멀었네.정사는 시문이나 사서에 밝은 것과는 달라."

그는 쓰게 웃었다.

밤마다 이 말괄량이처녀를 전쟁하듯 가르치느라 얼마나 애먹는 줄 아무도 모르고. . . 한편으론 괜히 어릴적부터 수발해온 환관에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나싶었다.어디까지 환관은 노비인데. .



그녀가 차를 따라올리며 물었다.

"참. 늙은 환관들은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출가를 원하는 이들은 절을 지어주었으니 그리로 보내고 원치않는 이들은 고향으로 출궁하도록했어.어쨌든 모여살면 궁사정에 밝은 이들이 사단을 일으키면 안돼.

선선대부터 환관을 뽑지않아 이미 삼분의 일로 줄었는데 근래 대다수 내치시니 궁에 남은 이들도 결원이 반이상인데."

"내궁의 험한 일을 궁밖평민들로 감당하나요?무수리들은 한계가 있고 계속 궁밖의 사람들로 시킬 생각이세요?"

"적은 임금으로 만족하니 궁의 재정에도 도움되고 궁밖실업자구제도 되고 쓸만한 방법이잖아 . "

" 물론 제생각이었지만요. 영구적으로 인원을 정리하실건지요.?"

"환관들은 별 필요없다.현아.짐은 권력에 기생하는 이들을 원치않아..어쨌든 환관이 황궁에서 권력을 휘둘러선 안돼. 당이나 한나라의 환관폐해를 잘 알잖아.. .

허드렛일 감독하면서 황궁뜰이나 쓸고 물건이나 날라 정리하면 돼잖아.유모들이 제조상궁이니 내탕고관리는 잘하고있고. . 횡령의 소지가 전혀없어.이리 책을 가져와.현아.어디 짐이 냈던 과제를 살펴보자."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린애 숙제검사하듯 복습을 살펴보고 낼 학사들이 가르칠 것까지 미리 예습까지 시키려드는 건 고역이였다.

"낮엔 두명의 학사들에게 밤엔 석강선생에게 매일같이 신첩이 닥달당하는 듯하네요. "

그녀가 투덜거렸지만 그는 웃을 뿐이었다.

조반후엔 조강이 끝나는대로 과제를 제출하고 점심먹기바쁘게 후원에 분향다녀와서 주강을 공부하고 다시 과제를 끝내야 오후에 마장에서 승마를 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라 석반후에는 그가 책을 들고 문답을 하거나 그녀의 과제나 수업진도를 살펴보며 가르치려들어 석강같았다. 하루종일 학사들과 상궁들이 다그치는 것도 모자라 밤까지 들볶는다.하루종일 이제 무엇을 하셔야합니다.무슨 수업시간입니다.뮐 끝내셨나요 소리도 지겨운데. .

그는 그녀가 쓴 글을 살펴보더더니 말했다.

"잘 따라하더니 오늘은 왜이리 축 늘어졌어?"

"한꺼번에 두학사에게 오전 오후 내리 시험을 보았더니 기운이 하나도 없어요."

그녀가 한숨을 쉬자 그가 너그럽게 대답했다.

"이건 낼 살펴보자.오늘은 쉬어라.달도 좋은데 후원에 나가 달맞이나 할까?"

"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하지만 낼부턴 다시 일과대로 수업에 따라야해.행여 지난번처럼 말썽부리면 상궁들 있는데서 짐이 말괄량이한테 벌을 줄거야."

"신첩은 명색이 귀비여요".그녀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니 아랫것들한테 위신떨어지지않게 조심하란거야.곧 황후가 될건데. . 내궁의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제국의 그 많은 백성에게 어떻게 황후로 존경받겠느냐

오늘은 총각 판사님이 하신 것이다. 타임머신 속 재판은 신기하게도 다 젊은 분들이 판사로 나오고 변호사도 검사도 다 젊었다. 최동후 변호사는 아직 미혼이지만

웃을일 아냐...

떨떠름한 표정으로 천천히

그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해있습니다. 다만 간호 환경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일부 로봇을 이용 가능할 수도 있으나 4교대로 바꾸고 인간에게 월급도 10만 원 높여주고 인간을 더 뽑고

너는 초기에 도우면된거니 할만큼 한거야.오라버니가 부릴 사람이 많지않으니 현아가 고생이군."
"제가 그들의 아내들을 만나 위로해야겠군요.아직 신혼인데 남편을 보지못하니..서운할 거예요."
"네몸이나 돌봐. 푹쉬어야 몸이 개운하지."
그가 약을 먹이려들자 그녀가 눈살찌푸렸다.
"그냥 쉬어도 회복이 되는데.."
"꾀부리지 마라.짐이 왜 이 시간에 항상 현아에게 오는 줄아느냐.약을 마시지않으면 땀으로 목욕할때까지 침상에 묶어놔 ? 거위털이불에 둘둘 싸서 ?"
"학질에 걸린것도 아닌데..제가 아기에요?"
"그러니까 고분고분 어의말을 들어.황궁에 돌아가기전 몸이 회복되야해."



"폐하.근위병들이 괴한들을 쫓고 있나이다."
"너무 끝까지 추격하지 마라."
"왜?무슨 이유십니까?
"국경에서가 아니라 대도로 돌아오는 중에 짐의 장막에 괴한이 든 건..변방부족들의 소행이라 생각하느냐?"
그녀와 소관자의 안색이 변했다.
그가 탁자위에 은으로 조각해 만든 패를 올려놓았다.
놈들이 떨어뜨린거야.대도 사람들중 세력가의 사주가 있었던거지."
"그리고 놈들은 짐보다 현아를 노렸다."
"황상.그걸 어떻게 장담하세요?"
"그놈들이 공격해 온 방식을 보면 알지.왜 짐을 제쳐놓고 그대에게 먼저 검을 겨누었겠느냐?"
그들은 모두 말이 없었다.
"지금은 시종무관인 현아가 형식적이긴해도 검을 차고 다닌게 다행이었군.황후나 국구가 알아채었는 지 모르겠다.놈들이 그대가 검을 쓰리란 건 생각지 못한거지."
그녀의 얼굴에 불안한 기색이 스쳤다.
그가 그녀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그녀는 자신이 권력투쟁의 한복판에 끌려들어온것을 깨닫지 못한 것인가?
"이일은 금구령을 내린다.떠벌려봐야 좋을 건 없으니.
" 황상.괴한들 둘은 체포했답니다.하지만 심문하려하자 그 자리에서 자살했답니다."
금위병하나가 들어와 아룄다.
"그럴줄 알았다.배후가 대단한 놈인거지."
"일단 동도사로 가자.다친이는 없느냐?"
"근위병 둘이 화살을 맞은 왜엔.."
"치료를 위해 어의를 불러라.도성밖 동도사에서 하루 쉬었다 황도로 입성할테니..경계를 강화하라.
그의 물러가라는 손짓에 내시와 근위병들이 막사를 나갔다.
"제것은 가벼운데 이건 무겁군요".그녀가 조심스럽게 떨어뜨린 그의 장검을 탁자위에 올려놓자 그가 웃었다
"선대로부터 대대로 내려온 보검이야..여인네들은 쓸 수없어.
"보검이면?
그래 백년도 더 되었을거야.망가지거나 떨어뜨리면 황제의 기물을 훼손한 죄를 물어야하니 조심해야해.
"그런데 초식은 언제 배운거냐?"
"어릴적에 오라버니가 가르치신거잖아요."
"그걸 기억하느냐?"
"매일 아침마다 운동삼아 연습했어요."
"황궁에 들어서도?"
"어쩐지 탕약을 먹여도 살이 안 오른다했지..하지만 소시적에 가르쳐놓은게 써먹을데도 있군."
그가 웃었다.






"두려우냐?현아.너같은 말괄량이가 무서워 할 때도 있는 거냐? 황명도 겁내지않더니.."
그가 웃으며 품안의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녀는 더욱 그의 품을 파고 들뿐이었다.
"겁낼 것없다.짐은 황제야."
"조정에는 아직 태후와 국구의 사람들이 고관요직을 다수 차지하고 있어요.."
"지금 와서 겁내는 거냐?그렇게 황궁에서 트집잡히지않도록하라고 일렀을 땐 들은 척도 않더니.."
"저보다 오라버니의 신변이 걱정되네요.아직 젋은 시위들이나 강남출신의 폐하의 글방친구들은 미관말직이라 황상의 힘이 되기엔 역부족이고.."
"걱정하지마라..이미 조정에 내사람들을 채워넣고 있다.
때를 가늠할 뿐이지."
"차라리 국구를 장례 치를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그녀가 불안한듯 물었다.
"그는 이미 늙었잖아요? 오래 못살거에요.""
"그때까지 언제 기다려?그 늙은이가 몸이 건강해서 백세까지 살면 어쩌려고? 그전에 황후가 그대를 들 볶아 죽이면? 언제 너와 짐 사이의 아이를 태자로 세운단 말이냐? 짐이 황위에 오른지 칠년인데..이미 참을 만큼 참아주었다.
그대도 황궁에 든지 삼년이니 조정이나 내궁의 사정을 모르진 않겠지.기회를 잡았을때 권력을 장악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밀려난다. 아무래도 황후가 눈치챈 모양이다.괴한들이 짐보다먼저 그대에게검을 겨눈 걸보니.."
그는 금실로 수놓인 띠에 매달린 은으로 만든 패를 손안에서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불려가 캐물어도 지족선사를 간병했었다고만 대답해.지족선사는 와병중이니 ..."
"이실직고하라고 신첩을 문초라도 하면요?"
"감히 황명을 못미더워하냐고 따지렴..그대가 당하고만 있을 인물이 아니잖아.짐도 아닌데 누가 네 몸에 손을 댄다는 말이냐?"
그가 이마에 흘러내린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올리며 웃었다.


"태후

1학년 4반이에요.” 박지아가 말했다.



“지아야. 교실 청소 봉사활동은 왜 한다고 했어? 선생님이 시킨 일도 아니라고 했잖니?” 박민지 선생님이 말했다.



“교실 청소 봉사활동을 하게 된 이유는요. 그냥이에요.” 박지아가 말했다.



“너 교실 봉사활동을 했지만

가방에서 흘러나온 물건들이 어지러져버렸다.

“아 이거 죄송해서 어쩌나”하고 미안한 얼굴로 나이가 지긋해 보이시는 할머니가 어쩔줄 몰라하시길래

“아니에요! 제가 못본걸요”하고 사람 좋은 얼굴로 괜찮다며

진화론만 배우는 중이라고

다른 사정이 있는지도 모르고

늘 챙겨다녀요. 이거 드세요!”

“아녜요. 괜찮아요” 사양하려했는데

알면 목석같은 상궁들이 얼마나 고소해하겠느냐?항상 귀비마마를 좀 따끔하게 꾸짖어주십시요하고 애원하듯 아뢰는데 그온갖 고자질에도 짐이 귓등으로도 듣지않았고 되려 나이어린 귀비하나 잘 돌보지못한다고 호통쳤으니.. 너하나때문에 짐에게 밤낮으로 들볶이는데...아니면 처소밖에서는 걸을 필요없이 항상 가마로 움직여야한다고 명을 내려?가마꾼 넷과 상궁네명이 항상 따라다니면 말썽꾸러기귀비를 완벽히 감시할테텐데..그럼 바람같이빠져나가 말썽부릴일도 없을테니?"

그녀가 얼굴을 붉혔다.

"유아들은 유모들이 강보에 싸안고다니지만 현아는 강보대신 가마에 실려다녀야할까?... "그가 그녀에게 비단이불을 덮어주며 짓궇게 말했다.

"놀리지마세요.그러다가는 허리와 다리에 힘이 빠져 걷지도 못해요.지금도 황궁의 후궁에서 새장안의 새처럼 갇혀 사는 신세인데..."

"어릴적처럼 짐이 안고 다니면 좋겠구나.그럼 이런 사단도 생기지않을테니.."

그가 웃으며 그녀를 금침안에서 끌어당겼다.아직 운우지정을 나누기엔 너무 이른 건가...비빈이라기보다는 여전히 어린 누이동생인가..이토록 맨몸을 보이기를 싫어하니..머리빗기고 의대수발까지해주는데도..배내옷을 걸치고있을 때부터 안아길렀는데..

역시 그녀에게 후궁을 장악하라는 것은 아직 무리인가. .

비단이불자락을 제치자 얇은 담홍색비단잠옷아래 그녀의 호리호리한 몸의 선이 훤히 드러났다.방금전 목욕했는지 촉촉히 젖은 머리와 비단같이 매끄러운 하얀 살결. . 분대신 향유와 향수만 쓰는 그녀에게 귤꽃향기과 머리칼의 유향냄새가 풍겨왔다.궁중에서 분을 안쓰는 비빈은 그녀가 유일했다.피부가 백옥같이 희기도했지만 그녀가 날리는 분가루를 몹시 싫어한 탓인데다 워낙 눈썹이 촘촘하게 진하고 입술이 붉어 화장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

"오라버니.. 잘래요 깨우지마세요..상소문의 답서가 너무 많아서 손목이 뻐근할 정도에요."

"몇시간 대필도 않았는데 엄살이 심하구나."

"다음부턴 한밤중에는 좀 쉬게해주세요."

"후궁에서 하는 일이 뭐가 있어?아이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사냥이나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잖느냐?또 말타기라도 했느냐?아님 나무타기?담을 넘은 건 아닐테고. . "

"신첩이 답서를 대필한 게 소문나면 후궁이 조정대사에 관여한다고 오해받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정말 피곤했는지 그녀는 이내 눈을 감았다.오전 오후로 엄한 한림학사들에게 들볶이고 산더미같은 중한 과제로 종일 끙끙거렸을거다.거기에 저녁에는 그가 직접 침소에서 배운 것을 확인하니 꾀를 부릴 수도 없다.반쯤 잠든 그녀를 품에 안으며 그는 잠을 청했다.그의 남성이 한껏 부풀어올라 솟아오르다가 서서히 풀어지는게 느껴졌다.

취하지못했어도 이 매끄럽고 가냘픈 몸을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좋았다.

그녀를 지금 억지로 취할 수도 있었다.만일 회임하면 ..하지만 그녀에대한 연민이 그의 정욕을 자제하게 만들었다.그렇게 된다면 완전히 그녀의 날개를 꺾는 것이다.날개묶인 후궁의 작은새. .

달의 항아가 아니라 이 사랑스러운 황궁의 항아를 억지로라도 놔줘야하나..하지만 이미 입궁한 황비이니 돌이킬수가 없다.반면 그녀를 황궁에 갖혀 살게하는건 너무 잔인하고도 답답할 것이다.장부는 약속을 지켜야했다.하물며 그는 황제였다.그의 신분에대한 자존심이 그의 남자로서의 욕정을 눌렀다.그의 장중보옥은 황궁의 호사가 아니라 자유를 갈망하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욕망과 그녀에대한 신의를 잠시 생각하다 잠에 빠졌다.



"마마 대전에 가시는 것이니 정장하셔야합니다."

"병풍뒤에서 듣는 것인데..."그녀는 속곳위에 예장용속바지의 허리끈을 당기며 투덜거렸다.길고 넓은 속옷들은 그녀가 질색하는 것들이었다.덥고 답답하고 걷기불편하고..

"어쨌든 대전에 들 때는 법도입니다.신료들도 모두 관복을 정장하지않습니까?"

상궁은 그녀의 허환진의 끈을 차례로 당겨 조여주고 폭넓은 속바지위에 연달아 속치마를 입혀주며 말했다.

ㅡ들키면 사관 노릇을 대필한다고 할거야.아니면 네 화채만드는 솜씨가 좋아 신료들을위해 다과를 준비하게시켰다고 할테니..하지만 그전에 눈치안채이는게 좋겠지.ㅡ

그가 밤중에 침실에서 이른 말이 떠올랐다.

대전회의에 배석하라니 ..후궁은 정사에 참여할수없는데...

예복을 갖춰입고 검은 비단으로 만든 멱리까지 뒤집어쓰며 그녀는 낮은 음성으로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회의가 끌날때까지는 측간에도 못가고 꼼짝못하고 붙들려있어야한다.
"태후마마

한국보다 못한 방침으로 인해 미국병원은 신뢰도가 깨져 버렸습니다. 자

꽤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아있었다.

늘 조용하고 사람 없을 때 갔었던 터라 좀 낯설게 느껴졌다.

저 멀리서 나를 보며 손을 드는 누군가가 보였다.

오늘 오전 소개 받은 홍단이라는 선생님이었다.



구석진

그만 처소로 돌아 가 있거라.후궁이 조정대신을 만난다는 소문이 돌면 좋지않으니.."그가 조용히 일렀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가볍게 고개를 숙여 절을 하고 일어섰다.
"신첩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현아에게 황궁이 맞지 않았을텐데.".승우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당연하지.천성이 망아지같으니..저 말괄량이 때문에 내궁이 한동안 시끄러웠지."
그가 웃으며 대꾸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궁에서 짐의 장자방이야.꾀주머니노릇 톡톡히 한다네."
"황상의 정책에 태후와 국구가 심히 반대하지 않나이까?"
승우가 문득 물었다.
"황후마마와는 ...곤녕궁사람들과는 의견대립이 심하신데 괜찮으신 겁니까? 소관자의 말로는..."
그는 고개를 저었다.
"좋을 수가 없네.상관없다.황후는 국모의 자질이 전혀 없네.내궁에서도 평이.좋지않아.국구를 축출하고 나면 현아를 훗날 황후로 세울테니.."
승우가 놀란 듯 그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황상.아무에게도 내색하셔선 아니됩니다."
"알고 있네."
"기회를 보아..아직 회임한 것도 아니니..자네 참 아들이 돌이라지.."
"황상께서도 어서 태자를 두셔야지요."
"현아가 철이 없어서...아직 거기까지 생각이 못미쳐..강요할 수도 없고.."
"아직 두분다 젊으시니..."
"황상..현귀비만으로는 후사가 기대하기 어려운듯하오."

젊은 황제를 바라보던 주름살투성이의 노파가 갈라진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무슨 말씀인지요?"

얹잖은 얼굴의 황제가 다소 불쾌한듯 물었다.

"현귀비가 지난달 유산한이래 어의말로는 몸이 허약해 회임이 쉽지않을수 있다던데.."

"황후가 후사가 없는데 어찌 후궁을 들일수 있겠습니까?"

태후와 황후는 순간 미소지었다.그러나 태후는 이내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황후는 곧 서른을 바라보지않는가?여지껏 회임소식이 없으니...혼례를 올린지 육년이 되가는데.. 황상이 이제 스물다섯이 되는데 후사가 급하오."
"다시 비빈 간택을 하기는 심히 번거롭습니다.가뭄으로 산동도 민심이 흉흉한데다 북경 몽골족의 침입으로 변경도 어수선하니 좋은 때가 아닙니다.내궁에서 짐이 여색을 밝힌다는 소문이라도 나면..짐이 어찌 조정신료들과 백성을 대하겠습니까?"
"황상의 뜻은 잘 아오만.."태후는 잠시 침묵하다 입을 다시 열었다.
"현귀비가 입궁해서 총애를 입은지 삼년이 되가는데 태기가 없지않소?"어쩐지 사정하는 듯한 음성이었다.
"현귀비나이가 이제 겨우 열여덟인데 뭘 그리 서두르십니까?스물은 되야 생산을 할 것 아닙니까?
"어의들말로 산모에게나 아이에게나 그게 좋다고 하더군요.
다시 비빈을 들이면 궁을 지어줘야하니 내궁의 지출도 늘어날 것이고..쓸데없이 황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건 짐이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또한 후궁이 늘어나면 내궁의 화목이나 조정대사에도 불미스러워질수있으니 사직에 이로울것도 없습니다.

짐은 국사가 밀려..그만 가보겠습니다."그가 자신에 찬 음성으로 대답하고 일어섰다.
"황상의 뜻이 강건하니 더 권치않겠네.."
황제는 태후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
"그래도 난아 황상이 네 걱정을 하는구나.서둘러 회임을 하거라."
황후는 긴 한숨을 쉬었다.
"합궁이 없는데 어찌 회임을 한단 말입니까?"
"그래도 보름과 월초에는 네게 가서 동침하지않느냐?"
황후는 서글프게 대답했다.
"황상은 몸으로도 신첩을 원치않습니다.침실에서 얼마나 제게 냉정하고 차가운지 고모님은 모르십니다."
"황실의 합궁은 모두 생산을 위해서야.남녀간의 여염집정사와 다르다.어디 방중술이라도 배워보겠느냐?"
"규방에서는 황후도 여인인 것을 ...
소용없습니다.신첩이 무슨 짓을 하던 황상은 제게 얼음같은 맘을 가졌습니다.정말 모르시겠습니까?
후궁간택을 거부하는 건 저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현귀비를 생각해서입니다. 왜 현귀비만 총애하시는지 모르시겠습니까?"

"귀비가 방계황족이라지만 가문이 쇠락하여 사족이나 다름없이 평범하고 친족이 외로우니..황상을 떠받들뿐 겁박할 일은 없을거란뜻이냐?

"왜 다른 후궁도 마다하시겠습니까?외척을 경계하는 겁니다."
황후가 체념한 듯 쓰게 대꾸하자 태후는 긴 한숨만 쉬었다.
평안궁에서는 밤새도록 웃음소리가 끊이지않고 해가 떠서 조회에 나갈 시간이 되서야 황상이 서둘러 건청궁으로 간다니 현귀비의 의대수발부터 탕약까지 황상이 챙긴다는니 상궁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그녀도 진작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양자로 삼은 조카가 마장에가는 해질녁이나 새벽에 활쏘기하는 시간에도 육촌누이를 대동하는 일이 일상이란 것도 알려진일이었다.
친정조카딸인 황후에게는 따뜻한 말한마디가 없고..한달에 한번이나 황후궁에 방문해 의례적인 인사가 고작이었다.
몰락한 황족의 여식으로 가문이 한미하니 별 위협이 없으리라 여겼지만 출궁시키려고도 했고 독살을 계휙하기도 했지만 황제가 눈치채고 이미 경계를 하고 있으니 손 쓸 기회도 없다.







"황상